당구장 알바 하면서 일어난 두 상황

2017. 1. 2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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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장 알바가 뭘 하는지 알고 싶다면 위로.





음력 설에 알바하다가 뭔 일인지..


평소와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도중 손님들 중 한 쪽에서 큐 대가 한 개 부서져버렸다.



첫 번째 상황은 ..

     한 명이 큐 대를 들고 장난 식으로 다른 친구에게 휘두르다가 갑자기 반토막이 나버린 건데 당구 테이블을 근처에서 닦다가 얼추 휘두르는 장면을 보긴 했다.

     여기서 문제인 것은 이 사람이 휘두르다가 테이블에 부딪혀서 부서진 건지 아닌지 명확히 모르겠다는 점이다.


     내 입장에서는 당구장 내에 없는 사장님에게 연락을 해서 어떻게 대처하느냐를 물어봤는데 큐 대가 2만원으로 받아야 된다고.. 그래서 이 일행들이 마치고 계산할 때 큐대 가격을 얘기하니까 위의 상황대로 나에게 얘기를 했다. 


그 쪽 입장에선 그냥 "약하게 휘두르기만 했는데 부서졌다"

     누가 휘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휘두른 사람으로 추측되는 사람이, 그 사람 입장에선 억울하니까 약간 성을 내면서 나에게 얘기를 하는데, 하지만 내 입장에선 안받으면 졸지에 내가 지불해야 되는 입장인지라 전화를 사장님에게 전달을 했다. 그런데 여기서 웃기게도 성을 내는 사람이 전화를 받는게 아닌 다른 친구가 전화를 받는데 어쨌든 그 친구 입장에선 이러한 사실을 침착하게 사장님에게 전달했다.


역으로 설득당했는지, "네, 알겠습니다, 네, 네" 하고 수화기를 나에게 다시 전달하고 받으니 이미 끊어져있네..


마무리는 일행 쪽에서 결국 2만원을 보상하는 걸로 마쳤는데,

     성을 내는 그 사람이 "끝까지 당구장에 책임이 있지 않냐", "관리하는 사장이 없어서 결국 (알바인) 너가 책임을 물려받았으니까 보상의 책임이 있다, 나중에 이런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때는 당구장 측에서 무조건 보상해줘야 된다" (스마트폰 녹음기를 꺼내려하고) "너에게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받아야겠다" 라고 갑자기 나에게 얘기를 한다.

     황당해서 나는 "내가 이 당구장을 관리하는 사람도 아니고 내가 보장해줘봤자 무슨 의미가 있나" 라고하니 "너가 여기 알바생이니 관리하는 책임을 맡은 것 아니냐" "나는 여기 큐대나 다른 전부를 관리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보장해줘봤자 의미가 없을거다" 라고 계속 이어지면서 지지부진하게 끌다가 친구쪽에서 계속 말리고 가면서 끝이 났는데..



- 솔직히 내가 사장이었어도 환불은 안해줬을 것 같다.

     당구장 알바를 일 주에 두 번 짧게 하는 편이지만 당구장 치는 사람들 중에서 수십번 떨어트리는 걸 봤지만 타이밍이 안맞았는지 부서지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 만약 떨어트려서 부서졌더라면 아마 당구장 측에서도 이 큐 대가 많이 약해졌으니 이 쪽 책임으로 2만원을 안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상대방 쪽에서 당구장 큐 대를 어떻게 휘둘렀든 휘둘렀다는 점이다. 당구 테이블에 부딪혔는지는 명확히 모르는 점이 문제지만 내 생각에는 '부딪히지 않고서야 그리 쉽사리 부서질까' 라는 생각도 들고 설령 정말 재수가 없어서 부서졌다 하더라도 누가 당구장 큐대를 몽둥이 처럼 휘두르려고 사용을 할까? 아무리 장난식이라지만 휘둘렀다는 건 자신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설에 재수없게 일어난 일이라 답답한 마음은 이해는 하지만 휘두름으로써 큐대가 부서진건데 그걸 당구장 책임 혹은 전혀 무관계한 아르바이트생의 책임으로 무르려고 하는 태도는 어떻게 봐야할 지 모르겠다.






또 당구장 마무리 하기 전에 일어난 일로..

     이 당구장이 약간 특이해서 새벽 2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 이상해도 초과근무 돈은 받지 못한다. 그냥 그대로 문닫고 집에 가야되는데 문제는 한 팀이 끝까지 남아서 계속 치고 있었다는 점이다. 새벽 2시가 넘어 20분 약간 넘게 게임이 끝나서 계산금액이 19000원이 나왔는데 계산 하시는 분이 실수로 24000원을 내고 간 것. 한마디로 5천원 한 장을 더 내고 간 것인데..


- 솔직히 망설였다. 초과근무 수당은 받지 못하고 졸지에 내 시간을 잡아먹으면서까지 당구장에 머물러서 더 망설였던 것 같다. 그 망설임이 대략 10에서 15초 가량이었던 것 같다. 유독 5천원이 커보였던 건 뭔지.. 결국에는 돌려줬지만 곧바로 돌려주지 않은 점은 상황이 쌓여서 내 스스로도 많이 흔들리지 않았나 싶고.. 아직까지 양심이라는 놈이 살아는 있나보다.

     이러한 일이 있을 때 꾸준히 돌려주는 편이지만 오늘따라 유독 그 시간이 길었던 것 같다.




     마무리 하려다가 내가 왜 이 글을 적었나 싶다. 현재 몇 달째 쓰이지도 않는 일기장이 2개나 있는데 왜 거기다가 안쓰고 여기다가 썼을까?.. '누군가가 봐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블로그에다가 글을 썼나?' '칭찬 받고 싶은 마음에 썼나?' 하는 여러 생각들이 교차한다.

     여튼 마음이 심숭생숭하다. 액땜했다 치고, 쨌든 올해 새해복 많이 받고 열심히 살자. 물론 이 글을 누가보겠냐만.. 보는 분들에게도 새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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