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를 살아가는 비관적인, REALITY

2016. 12. 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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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칭 시점의 공포 게임인데 동화책에서나 나올법한 장난감 언덕 같은 분위기의 배경으로 꽤나 산뜻한 출발이다. 게임 이름은 리얼리티로 현실인데 오히려 현실과 동떨어진 분위기, 공포와는 정 반대의 분위기를 내비친다.


     다소 신비하고 비극적인 배경음악이 플레이어의 귓가에 내리 꽂힌다. 인디게임에 전반적으로 미니멀리즘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1인칭 시점으로 공포 게임에 몰입도를 가져왔다.







     정체불명의 집 안에 들어가 보니 정체불명의 물건. 마치 책처럼 혹은 신문처럼 보인다. 다가가는 순간 암흑이 찾아왔다.






 


     뜬금없이 보여주는 단어와 함께 찾아온 어둠. 가지고 있는 손전등을 켜자 의자와 탁자가 여러 개가 보인다. 다만 크기가 작은 걸로 보아 어린아이들, 유치원생들이 앉을만한 크기에 알록달록한 색상들을 지니고 있다.

     단어와 유사한, 이 장소가 유치원의 단어로 어림짐작해 볼 수 있으며 그 외의 단서들의 발견으로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다.


    손전등을 키지 않으면 아예 앞이 안 보일 정도의, 불빛 하나 없는 어둠만이 있어 플레이어의 시야는 많이 좁아진다. 정체불명의 불안감을 유발하고 있는 소리와 앞에 보이지 않는 어둠은 원초적인 공포감을 유발시켜 마음을 불안에 놓이게 한다.


     terrorists casualties kindergarten. children dead hostage. hostage dead children.

     테러리스트가 아이들을 인질로 잡았다 혹은 죽였다. 지하에 시체 가방이 있다.

     another innocence ridden of this world.

     이 세상의 다른 순수함이 시달리는. 혹은 순수함이 지배당하는

     이대로의 의미 혹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유치원의 테러쇼에 대한 이야기 혹은 비슷한 종류들.


 


     또 다른 신문과 함께 또 다른 단어, 또 다른 장소에 들어온다.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총소리도 들린다. 전쟁 상황이었을까?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린다.


     온 집안에 불이 꺼지더니 웅얼거리는 소리인지 아파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텀이 다소 길게 있다가 묻는다. '너는 조국을 사랑하니?'


    civil war proxy. patriots suffering people. people suffering patriots.

    내전 대리. 애국자들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애국자를 괴롭히는 사람들.

    낫을 든 괴물은 대리인을 뜻하는 바가 아닐까 짐작해보며 이를 주축으로 사람들을 괴롭힌다. 이 게임엔 무기가 없다. 가자 지구 사람들은 대항하기 어렵다.

    검은색 배경에 흰색 사각형의 장면은 다른 곳이 전부 불이 꺼져있으며 현관문을 열었을 때 바깥의 빛이 들어와 비춰지는 장면으로 보인다.


 


     길을 가다 보면 한 곳은 푸른 하늘이 보이는 곳과 막힌 길이 있다. 또다시 집에 있는 신문을 통해 어둠만이 보이는 장소로 돌아온다. 시끄러운 잡음이 계속 울려 퍼진다. 


     자백 혹은 자유, 두 갈래 길로 나뉜다.


     ruin want hurt. life desires someone. someone desires life.

     파멸시키는 상처를 원해. 인생은 누군가를 원한다. 누군가는 삶을 원한다.

     최고권자들이 자신들의 신념을 위해 상대방을 파멸시키기 바란다. 최고권자는 사람이 필요하다. 가자 지구 사람들은 평범한 삶을 원한다.

     푸른 하늘만 보이는 장면이 마치 가자 지구를 하늘만 열린 감옥을 표현한 것 같다.


 


     자유와 자백, 저 두 갈래 길을 선택하기 전에 보이는 교묘한 갈림 선 이 갑자기 눈에 띄었다. 선택을 한 후 도착한 곳은 희뿌연 안개만 보이는 곳. 가다 보니 언덕이 있으며 그 언덕엔 여태껏 보지 못 했던, 모양이 전혀 다른 나무가 보였다.


     조국을 사랑하고 자유를 선택 한 후에 갔으며 총에 죽었다. 다른 동영상을 봤는데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같은 결과일 것이다. 안개는 앞이 보이지 않는, 희망이 없는 미래를 표현한 것으로 생각되며 자유를 선택해서 최고권자가 사살, 자백을 하더라도 넌 거짓말 했고 나중에 또 문제 일으킬 것 같으니까 사살. 또는 자살.


나무를 사람으로 표현한 것 같다.


     해당 게임은 스팀에서 즐겨볼 수 있으며 플레이 타임은 15분에서 30분 사이. 필자는 무섭고 헷갈려서 36분쯤.. 나오는 문장은 'Do you love country?' 와 다른 문장 두 개 그리고 영어 단어밖에 없다. 영어를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해볼 수 있다.


     이 게임은 답답할 정도의 미니멀리즘으로 표현했다. 단순한 산에 나무와 산장. 다소 이해하지 못할 법한 장소들과 몇 가지 없는 소재들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오로지 주어진 것은 세 챕터에 18가지의 단어들뿐이다. 단순히 공포 게임으로 즐긴다 하더라도 크게 나쁘지 않을 정도로 무섭거나 놀랄만한 요소는 있다. 그래픽이 그렇게 준수하지 못하나 크게 불편하지 않아 그리 신경 쓰이지 않으며 되려 사운드 플레이의 효과가 만회할 수준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몰입도가 상당하다.

     다만 공포 게임을 원해서 찾아온 사람들에게 말하자면 정말 무섭거나 비명 지르는 요소는 없다.


     주어진 게 오로지 영어 단어들뿐인 데다가 진행 표현 자체에서도 대다수가 사운드에 의지한, 미니멀리즘의 요소가 강하다. 그냥 게임을 하면서 필자가 바라 본 추측은 총 2가지이다. 첫째로는 가자 지구의 비관적인 현실로 흰색으로 보이는 산은 가자 지구의 8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장벽이다. 사람(나무)들은 그곳을 벗어날 수 없으며 저항할 수 없고 그저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 내용은 그저 필자가 바라 본 시점일 뿐임을 명시했으면 한다. 최근에 'Liyla and The Shadows of War'를 플레이 해서 그렇게 느껴진 경향이 있다. 그 외의 추가 해석도 있는데 위의 글에 챕터마다 빈공간에 흰색 글씨로 해석이 달려있으므로 왼쪽 마우스 드래그해서 참조하기 바란다.

      이 게임의 기획의도는 모른다. 다소 실험적인 면이 있어보이는게 '정답이 없다' 하더라도 이 게임은 매력적이다. 원초적인 어둠에 혹은 현실과는 다른 괴리감에 공포를 느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공포게임으로써 가치가 있으며 그렇게 이끌기 위해 방향감각을 잃게 만드는 의도가 다분히 녹여져있는 곳과 음침하게 보이게 하려는 내용이 있다.  다만 정답을 찾으려는 이, 스토리를 원하는 이 등을 원하는 이들에겐 추천을 권하지 않는다. 둘째로 바라본 내용은 게임 내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으므로 게임을 안할 사람이나 해본사람만 읽길 권한다. 첫번째 해석을 먼저 읽고 그 이후에 연관시켜서 보길 권하며 제일 하단 빈 공간을 드래그 하면 내용이 있다.


     무료이며 그래픽적으로 문고리 근처에 일그러지는 부분만 거슬릴 뿐 버그는 없었다. 공포 게임 자체를 진짜 싫어하는데 다소 특이한 게임에 엔딩을 보고 싶어 끝까지 했지만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욕하고 땀 흘리면서 게임했다 ...


     첫째 챕터에 나오는 그림자들은 어른과 어린이들로 추정되는데 인질로 잡혔거나 죽은 위치들이다. '이 세상의 또다른 무고한 사람'으로 억울하게 살해당했다. 그래서 지하층에서 억울하게 죽은 원성이 들려온다. 좌우로 머리가 흔들리는 그림자는 여기에 또다른 희생자가 있고 알아달라는 의미.

     둘째 챕터는 내전 대리를 통해 대치하고 있는 낫을 든 테러리스트 괴물이 나오는데 플레이어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절대 그 괴물에게 대항할 수 없다. 첫째 챕터의 유치원의 지하 장소이거나 비슷한 장소이며 대항할 수 없다는 점에서 무력감을 자아내며 오로지 도망 밖에 방법이 없다. 그 상황에서 탈출하려면 빛나는 구체를 두 개 찾아야되며 그게 유일한 희망이다. 탈출하면 라디오를 통해 '난 너를 보고 있다'면서  조국을 사랑하냐고 애국자가 일반 시민에게 묻는데 이는 빨간색 장면을 통해 물음의 용도보단 겁박으로 보이며 고통을 부여하여 벗어날 수 없음을 뜻한다.

     셋째 챕터는 삶에 대한 욕망으로 그래도 어떻게든 탈출을 시도하게 되는데 위에서 말했듯 계속 지켜보고 있다. 그 끝은 결국 막힌 길에 도달하여 붙잡히게 된다. 자백 혹은 자유, 어느 길을 선택하던 플레이어 역시 '이 세상의 또다른 무고한 사람' 으로써 파멸을 맞이한다.

     총이냐 낫이냐 의 차이일뿐 흉기이며 이를 통해 무고한 사람들을 사살, 테러리스트들의 미치광이 신념, 전쟁에 대한 비판적인 표현을 우회적으로 표현 및 플레이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보기 위한 실험적인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