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의 마술상자, 섬 짧은 후기

2017. 4. 25.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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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이 책을 읽기 전에 책은 딱딱하다 또는 글로만 이루어져 있다 라고 생각이 들었던 만큼 너무 글로 뒤덮여진 책만 읽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양대로 섬 이름을 지으면 어떨까?

에서 착안한 이 책은 섬의 전체적인 윤곽과 섬의 지형적 특성에 따라 적절한 이름을 붙이는 시도를 한다.

섬의 대부분은 이미 이름이 지어져 있지만 새로운 시도의 착안이다. 예를 들어 화도라 불리는 꽃섬은 옛 사람들이 남서쪽에서 보면 '물 위에 떠있는 한 송이 꽃봉오리'와 같다고 하여 붙여졌는데 현재 이를 하늘에서 바라보면 옛 무식하게 큰 무선 전화기와 닮았다.


물론 이에 따른 시각은 섬모양도 모양이지만 현재 섬 내에 이루어진 염전이 한 몫한다. 이처럼 섬이 활동하는 모습과 때론 역사적 사실을 짚어보는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접하고 다채로운 상상력을 동원한, 재미있는 시도를 해보는 책이다.




여러모로 흥미로웠다.


대동여지도와 해마?


황탄섬이라 불리는 섬이 마치 한반도와 닮았는데 굳이 대동여지도로써 억지로 갇다 붙힌 듯한 이름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그게 그거지 뭐..) 하화도라는 섬이 위에서 봤을 때 완전 상상 속의 해마와 똑닮아서 놀라웠으며 해마와 연관된 일을 얽어서 섬과 같이 얘기해서 흥미롭고 재밌었다.


그냥 화산 분출구의 연기와 펭귄처럼 보이는데..


이 외에도 다양한 섬을 가지고 말을 꺼내는데 저자와 내가 생각한 섬의 이름이 다를 때도 있었다. 이러한 시각의 차이는 단순히 보이는 것만의 차이 일수도 있겠지만 아는 것, 지식의 기반에 따른 차이의 시각에서 비롯 되는 점에 때론 느껴지기도 했다.


여러분은 이게 무엇으로 보이나요? 저는 또...ㅇ;;


이 책을 보면서 사물 또는 그 무엇을 바라보는 대상에 시각의 독창성 혹은 상상력을 기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한 측면은 좋았으나 다만 아쉬웠던 점은 섬의 모양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저자가 생각한 무엇이 한 면에 같이 보여져서 그 생각이 선입견 처럼 각인되어 다른 이미지가 안 떠오를 때가 간혹 있다. 이 점만 수정되어 책이 출간되었으면 더 좋았을 법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오랜만에 그림, 사진으로 된 책을 봐서 감회가 남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