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 시작의 첫 날 : 하루 종일 이동

2017. 7. 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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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부터 시작하여 8월 3일에 끝나는, 무념무상 동남아 (태국 -> 라오스 -> 베트남) 캐리어 여행의 아침이 지금 막 떠올랐다.



7월 5일, 출발 전까지 걱정하시는 어머니를 애먹이면서 대충대충 준비했다. 양말이니 속옷이니 뭐니 등등 하루 전날에 급작스럽게 준비한다고 이것저것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막 쑤셔 넣다보니 캐리어에 노트북 배터리가 들어갔는지도 몰랐을 정도.


비행기 표도 반쯤 충동적으로 결정한 것이고 혼자 떠나는 여행은 완전 처음인지라 아무것도 모르는 생초짜로 떠날려니 부모님 마음은 애가 탄다. 여행 떠나는 내 입장에선 괜찮다 괜찮다고 걱정말라고 근거없는 자신감은 언제쯤 접어둘지..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하는 김해공항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줄을 기다리고 있었다. 10시 까지 인 줄 알았던, 늦었다고 착각했던 나에게 잘 착각했다고 생각할 만큼 환전이라던지 표 교체라던지 등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잘 해결됐다.


라고 생각했지만 앞서 말했 듯 노트북 배터리를 캐리어에 넣는 실수를 하기도 했고 이어폰도 집에 두고 와서 공항에서 사는 등 자꾸 하나씩 떠오르는 기억에 준비성, 대책 없는 자신감에 은근히 아찔하기도.


역시 준비는 미리미리 해야 알맞다.


이를 한 번 더 내 마음에 되새기길, 10시 30분 출발인지라 조금 시간을 느긋하게 가지고 들어갔더니 10시 10분쯤 도착하길 내가 제일 늦다고..


여행 초반부터 어찌 불안불안하다.


아무튼 만반의 준비 상태(?)로 비행기에 탑승했다.



하루 전 날, 긴장과 설렘 그리고 미지에 대한 두려움에 계속 태국에 대해 검색했었다. 새벽 5시 반까지 계속 검색하다 지쳐 잠들고 1시간 겨우 자다 일어난 내 마음 상태는 약간 흥분했다. 그러한 상태에서 탑승하는데 비행기를 마주한 순간 갑자기 마음이 가라 앉았다. 돌이킬 수 없음을 알았음인지 기분이 묘했다.


입장시 맞이한 외국인 승무원, 26G라고 말하니 G만 알아들었던걸까? G는 이쪽이라고 안내해 주셨다.



비행기가 춥다고는 들었는데, 베트남 항공에서 아예 처음부터 담요를 의자에 제공해줬다. 약 5시간의 비행인데 반팔 상태인지라 확실히 춥긴 추웠다. 담요 없었으면 꽤나 속 썩였을지도.


멍하니 있는 시간이 지루해서를 위함인지, 앞에 조그마한 액정이 있다. 물론 휴대폰(5~6인치) 보단 크지만 그렇다고 태블릿(10인치) 보단 크진 않은 정도. 영화 같은걸 제공하는 모양이지만 우습게도 주위에 아무도 보는 사람은 없는 듯.



아무 생각없이 심심한 상태에서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기도 뭐하고 막 흥분한 상태에 있어서 잠은 안오고.. 잡지를 꺼내들었는데 무슨 잡지인지는.. 영어랑 베트남어가 섞여 있는 듯 하다.



무심코 넘기는데 그곳엔 삼성이 존재 했다. 꾸준한 마케팅은 잘 유지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후에 공항에서 계속 느꼈지만 삼성이 없는 곳이 잘 없다. 삼성 TV에, 홍보에, 심지어 호텔에서도 삼성 TV를 사용하는게 새삼 삼성 브랜드가 이리 크던가 싶다.


삼성을 넘기고 막 뒤져보니 <Quan Lam Temple> 이라는 축제를 7월 10일에서 20일 사이에 하는 것 같다. 문제는 현재 제일 첫 일정이 태국에서 보내게 되는데 아무런 계획이 없는 시점이라 어떻게 될진 모르겠다. 축제 시간에 맞춰갈 수 있을 지는..

무심코 뒤져본 잡지에 의외의 수확을 얻은 이후로 다른 잡지를 뒤져보지만 아쉽게 다른 축제 일정은 없었다. 일정을 바꿀까?



아침에 너무 적은 시간을 자서 입맛이 많이 모자라 배고팠던 나에게 학수고대하던 밥이 왔다. 포크(돼지고기) 와 비프(소고기)를 묻는다. 소고기든 뭐든 애초에 기대를 안했던 지라 무난하게 돼지고기로.



기내식 자체가 식감이나 밥 상태 등 썩 좋지는 않지만 먹을만 하다. 또 적어 보였으나 의외로 배가 부르다. 싫어했던 당근과 야채도 아무 생각없이 다 먹었다. 물론 아무 맛도 안나서 먹었지만.


그 중에 단연 압권인 건 고추장. 왜 방송 프로그램에서 고추장을 챙겨갔는지 이해 못했으나 먹어 본 이후로 깨달았다. 아! 이 맛이구나! 자연스레 앞으로 메는 가방으로 챙겨 넣었다. 왠지 모르게 필수품인 듯.


내리니 줄이 엄청 길다. 항공사 이름으로 들어가는 줄인 듯 하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바로 짐을 찾는다. 자신이 탑승한 비행기 이름에 따라 수하물 배정위치가 정해지는데 이번 여행이 처음이라 경유하는 사람은 자동으로 다음 비행기에 실어진다는 것을 몰랐다.


모르는 상황 속에 애가 탔던 나는, "여기서 1시간 동안 왜 짐이 안나오지?, 아 망했다. 어떻게 된건지 물어봐야지."


더듬더듬 짧은 영어로, "I can't see my carrior" 라고 물으니 뜬금없이 행선지가 어디냐고 묻는다. 방콕, 뱅콕, 발음을 굴리니 그제서 알아듣는 듯 3층으로 가라고 한다. 노노, 짐을 잃어버렸다고 하니 또 3층으로 계속 가란다. 이유는 설명을 안해줬다.

가래서 아무 생각 없이 3층으로 올라가던 도중에 뒤늦게 눈치챘다. 허탈한 마음과 동시에 안도했던 마음이 아직도 떠오른다.


베트남 검사대, 특이하게 신발을 벗는다. 맨발과 양말 벗은 외국인.



정신 없던 상황에서 안도해서, 무작정 올라가서 다시 면세점 쪽으로 들어가버려서 하노이 공항을 못 본게 좀 아쉬워졌다. 경유하는 시간이 4시간으로 상당히 긴데 짐 찾는 걸로 1시간 날리고 나니 3시간 밖에 안남았다(?)


심심해서 여권을 보니 7월 20일이라 적혀있다. 베트남은 한달 기간 내 15일 무비자가 가능해서 입국 심사원이 저렇게 적어놓았다. 참고로 나의 경우 베트남을 경유해서 가는 거라서 알아보길 한 달 내에 다시 들어가도 무비자를 다시 해준다. 그래서 문제 없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문제 있으면 난 망했다. 비자 산다고 돈 나긴 싫은데..



4시간 후의 다음 비행기를 탔다. 한국인이 안보이고 죄다 외국인이었다. 한글말도 없어서 그런지 아까보다 한 층 더 긴장되었다. 잠은 자야되는데 잠은 안오고 첫 날 부터 잠 못자는 힘든 날이었다.



이런 내 마음을 안정 시켜주었던 창가 쪽 자리의 배경은 신비했다. 구름을 보니 마음을 안정시켜주기도 했고 곧곧에 커다란땅을 산 부자들이 정원처럼 갖춰놨는지 특이한 곳들이 몇몇 보였다. 마지막 컷이 왕궁과 비슷한데.. 꼭 가보자고 다짐했다.



다시 내려서 태국의 입국 심사. 아까완 사뭇 다르다. 하노이 보단 발전 된 모습의 공항 모습. 입국 목적과 어디서 머무는지 까지 적는다. 비행기 탑승시 저 카드를 주는데 도착(입국) 부분만 작성하면 됐다. 숙소는 이름만 작성해도 크게 문제는 없는 듯하다.



밖으로 나오니 짐 있는 곳이 바로 보인다. 특이하게 다른 벽과 연결 된 통로가 없이 회전 하는 상태로만 있는게 일처리가 정말 빠르구나 싶어서 좋았다. 모든 짐이 다 나온 듯 했다. 짐을 쉽게 찾으면서, 하노이 상황을 떠올리며 안도했다.


밖으로 나오니 앞에 환전이니 유심이니 전부 다 있다. 유심을 검색하니 AIS에 대한 부분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써서 나도 그냥 AIS를 찾아갔다. 그랬더니 한국인이 있더라.


환전 과정에서 나 같은 경우 환전을 호텔에서 했지만 차라리 공항 또는 타 사설 환전소에서 하는 게 나았던 것 같다. 300 달러를 바꾸니 9천 바트만 준다. 지금 환율이 1만 바트를 줘야하는데 사기 당한 기분. 검색 했던 곳에선 호텔이 잘쳐준다는데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



모든 절차를 마치고 지하철도를 향했다. 기계가 전부 태국어라 당황해서 뒤에 분에게 물어보니 영어로 변환해주신다.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으나 내가 미리 예약해놓은 타이-팬 호텔은 아속에 있는데 아속역이 없다. 무심코 어제 봤던 후아막역을 선택.


동그란 칩을 준다. 저게 티켓이라고 친절하게 태국 분께서 알려주셨다. 안에 전자칩이 있는지 교통카드처럼 찍으니 열린다. 특이하게 통과하고 나서 검사대를 지나가던게 희한했다. 치안 때문인건지 묘한 분위기가 있다.



지하철도 안에 특이하게 손잡이가 많다. 곳곳에 있다. 노인을 배려하는 자리는 없는지 못봤는데 특이하게 현지인들 중 젊은 사람들이 절반 정도?는 서있었다. 자리가 남는데도 불구하고 왜 서있는지 모르겠지만 특유의 문화가 있는 것 같다.


망했다. 내린 것 까진 좋았으나 구글 지도를 보고 후아막 레일철도로 갈아타면 되겠다고 생각해서 걸어서 헤매 찾은게 2시간이나 낭비했다. 현지인 태국 분들에게 물어서 겨우 레일철도를 찾아가니 이미 밤 8시를 넘겨서 운영을 안하는지 인원이 아예 없었다. 제대로 착각했다. 그냥 카막산 역으로 가서 아래로 걸어 내려가면 아속이 나오는데.


역이 단순해서 쉽고 만만하게 봤는데 착각 때문에 시간을 많이 날렸다.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확인했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을. 다시 한 번 또 되새겼다. 2시간 내내 하릴 없이 걸어 겨우 숙소에 들어가니 몸도 마음도 지쳤다.



아고다를 통해 예약을 했는데 뜬금없이 천 바트를 달라고 해서 당황스러웠다. 물론 영어도 못 알아 들었지만. 알고보니 예금으로 천 바트를 맡겨놓는 시스템이 있었다. 다음 날 체크아웃할 때 되돌려 받는 것이다. 왜 이런 시스템이 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아니, 지쳐서 이해하기도 귀찮았다.


따라 들어오는 아저씨가 엘리베이터에서 말걸자 여행이 처음이라고 답변했다. 안내하고 나가는데 어물쩡 나를 쳐다보며 눈빛을 갈구한다. 나가고 나니 그제서야 팁이 생각났다. 입구에서 만나서 캐리어를 잠깐 들고 바로 앞 숙소 안내해준 거에 팁이라.. 얼마를 줘야되는지.. 앞으로 또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참 애매할 것 같다. 안주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주긴 또 싫고.


바로 샤워를 하고 짐을 점검했다. 정신 없는 하루가 벌써 밤 10시를 알렸다. 첫 날부터 이럴 진데 다음 날은 어찌할 지..



사실 아속에 머무르려는 이유가 홍등가의 분위기를 보려고 왔는데 차마 자신이 없어 들어가진 못했다. 다만 숙소 근처에서 나이트 클럽 부터 별별 여자들이 다있다. 지나가는데 여자가 스스로 다가온다. 나 아무것도 없는데. 쎼쎼 오하요 안녕,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다 튀어나온다. 끝까지 무시하고 가니까 당황스러운 눈치에 다른 여자들이 웃던..


한달 100만원 동남아 살기인데 여자랑 같이 놀면 10만원은 그냥 깨진다. 물론 아예 쑥맥이라 죽도 못써서 소이 카우보이 쪽에 들어가려다가도 자신이 없어 훑어보기만 하고 나왔는데 죄다 비키니 상태. 눈은 간판을 향하고 간판만 쳐다보다 들어가지도 못하고 나왔다. 가끔 내 자신이 바보 같기도.


그냥 밥이나 먹자하고 이동하니 신호등에 섰는데 특이하게 시간을 알려준다. 위 쪽에 초록불과 빨간불에서 몇 초를 기다려야 하는지 알려주는게 상당히 신선했다. 국내에선 초록불만 마감시간을 알려주는데에 비해 얼마나 기다려야 되는지를 알 수 있으니 무작정 기다리는 것 보단 미묘하게 기분이 편했다.



늦은 밤 11시 쯤이라 무난하게 맥도날드. 위에 메뉴가 다 나와있으니 주문은 쉬웠다. 시그니처 버거, 안구스 (ANGUS) 비프. 소고기 인데 원체 밥을 잘 못먹는 나로썬 버거만 먹었는데 배불렀다. 덕분에 감자를 다 남겼다.


숙소로 돌아오니 바로 지쳐 잠들었다. 타지역이라 예민했을까.. 2시간 만에 깨고 정리 안된 상태의 짐들을 정리하며 글을 적는다.



현재 소지한 돈 (861달러 및 1000바트) 에서 사용 한 돈


861달러에서 300달러 = 9천 3백 바트 교환. (못해도 700바트 손해 본 듯)


AIS 7일, 299바트 = 만 백원

(11일 정도를 하고 싶었는데 10일은 인터넷만 된단다. 우버 때문에 7일 ㅠㅠ. 일주일 넘게 지내면 어쩌지)


철도, 30바트 및 20바트 = 1700원

(답답하게 길 헤메고 두 번 타서 돈 더 썼다. 가는 거리 마다 돈이 차이 나는 것 같다.)


숙소 약 1500바트, 카드 결제로 번외 = 5만원 ....

(조식 포함, 첫 날이고 조용한 걸 좋아해서 두 명 방 잡았다. 애초에 1명 방이 없어서..)


맥도날드 202바트 = 7천원

(세트 메뉴 209바트 였는데 왜 더 싸게 된거지..? 좋은게 좋은거다)


숙소 제외 552바트 사용... 아고다로 한국 돈으로 숙소 잡는게 천원? 정도 더 쌌다.